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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공포의 전당이 있다면 최상층 펜트하우스에는 분명 1978년부터 <할로윈>이 줄곧 머물고 있었을 게다. 살인마의 시점으로 슬금슬금 다가가 남녀를 난자하는 기분 나쁜 살해 장면, 그리고 그 살인마의 정체가 피에로 가면을 쓴 ‘어린아이’였음을 드러내는 이 소름 끼치는 오프닝은 존 카펜터 감독의 <할로윈>이 영화사에 남긴 역사적인 족적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그렇다. <할로윈>의 살인마 마이클 마이어스가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어 수많은 속편을 양산한 후 마침내 록밴드 화이트 좀비의 리더 롭 좀비가 리메이크를 자처할 때까지도 <할로윈>은 그저 전설이었다. 그러니까 롭 좀비의 2007년작 <할로윈: 살인마의 탄생>은 곧 전설의 귀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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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할로윈 밤 운우지정을 나누는 누이와 그의 남자친구를 무참히 살해하고 정신병원에 수감됐던 마이클 마이어스가 성인이 된 후 정신병원을 탈출해 또 다시 고향 해든필드의 할로윈을 무참히 헤집는 줄거리는 그대로다. 하지만 이번 리메이크작은 사이코패스 마이클 마이어스의 유년기 시절과 정신병원 수감 및 탈출 과정을 급격히 부각시키며 차별화를 꾀한다. 또한 근 30년 만에 새로운 옷을 입은 <할로윈: 살인마의 탄생>은 얼마 전 리메이크됐던 <13일의 금요일>과 마찬가지로 원작의 심리적 공포에 더해 대량의 피를 쏟아 붓고 살갗을 파고드는 칼을 직접 드러내는 등 보다 사실적으로 저돌적인 살인자를 형상화한다. 동물을 학대하고 살해하던 어린 시절 마이클이 거구의 무차별 살인자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이 원작의 심리적 공포를 수렴한 잔학하고 현실적인 장면들로 채워진 것(이 과정에서 서프라이즈 효과도 곳곳에서 활용된다). 여기에 감독 롭 좀비의 전공이기도 한 강렬한 록음악이 적절히 자리 잡아 장면장면의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고조시킨다. 어느새 불가해한 ‘재난’과 다름없었던 마이클은 살인을 일삼는 ‘캐릭터’로 변모하며 보다 사실적인 공포로 거듭난다.
<살인마 가족> 시리즈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던 록커 롭 좀비를 감독의 대열에 합류시킨 <할로윈: 살인마의 탄생>은 분명 웰메이드 공포영화다. 실제로 2007년 미국 개봉 당시 1천억 원의 수익을 올린 이 영화는 공포영화로는 이례적으로 3부작으로 기획된 애초의 목표를 밀어붙여 현재 다시 한 번 롭 좀비의 지휘 하에 올 8월 개봉을 목표로 2편이 제작 중이다. 하지만 <할로윈: 살인마의 탄생>이 날고 기는 무참한 살인자들 사이에서 또다시 새로운 면모로 각인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심리적 압박에만 의존했던 원작의 장점을 대체한 부분이 이제는 평범한 호러영화조차 범접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파괴적인 감성은 부쩍 성장했지만 전설을 갱신하기엔 여전히 역부족이다. 강상준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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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스미는 불멸의 연쇄살인물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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