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명성황후시해사건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어떤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재현을 시도하는 건 아니다.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기본적으로 허구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영화다. 명성황후(수애), 고종(김영민), 대원군(천호진) 등 주요 캐릭터들이 역사속의 인물인 것은 맞지만,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사건들은 순전히 어떤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다. 이게 나쁘다는 게 아니다. 어차피 역사란 객관적인 사실의 기록이 아니라, 역사가의 주관이 첨가된 기록이라고 영국의 역사학자 E. H. 카아도 말하지 않았던가.

그러니까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그 대사를 언급해야겠다. 궁에 쳐들어온 시커먼 자객들을 노려보며 명성황후는 일갈한다. “나는 조선의 국모 민자영이다. ” 민자영? 그렇다 명성황후의 처녀시절 이름.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이미 강수연, 최명길, 이미연 등이 여러 차례 반복했던 명성황후의 최후를 다시 한 번 복기하고 싶지 않았다. 야설록의 원작을 만난 김용균 감독은 여인 민자영과 그녀의 연인, 무명(조승우)의 러브스토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펼쳐 보이고 싶었다.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애초부터 판타지를 추구했던 것이다.


사실 이런 설정은 매우 흥미롭기도 하고 잘만 만들어 낸다면 새로움과 예스러움이 공존하는 대작이 탄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디테일이다. <불꽃처럼 나비처럼>의 거의 모든 요소들은 서로 거칠게 삐걱거린다. 캐릭터, 이야기, 심지어 특수효과까지 산만하고 진부하며 평면적이다. 특히 민자영과 무명의 사랑이야기는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제외하고선 어떠한 새로움도 입체적인 감정도 찾아볼 수가 없다. 둘은 첫 눈에 사랑에 빠져 죽을 때까지 사랑하는데, 도무지 그놈의 사랑은 이유도 과정도 생략한 채 마냥 달릴 뿐이다.

그나마 보아줄 만한 것이 있다면 특수효과일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갑작스레 영화의 질감과 저만치 떨어지는 묘한 화면 속에서(감독은 <300>의 분위기를 생각했다고 한다) 장시간 만화 같은 합을 주고받다 대중없이 마무리 된다. 더구나 시간이 갈수록 그 효과나 합의 기술력은 현저히 허술해지는바 약간이나마 품었던 기대감이 오히려 역효과를 부르는 상황이 벌어진다.


차라리 눈에 띄는 것은 적잖이 괴상한 느낌의 조연들이다. 부인을 향한 정떨어지는 정복욕과 믿음직스런 애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고종의 변덕스런 모습은 사실 영화의 중심서사가 되었다면 어땠을까 싶은 흥미로운 지점이다(김영민의 연기도 좋다). 무명의 동료로 등장하는 대두(송희연) 역시 독특하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아이인지 어른인지 모를 이 캐릭터는 나름 비장한 모습까지 보여준다. 유주하 기자(FILMON)


연관기사
<1724 기방난동사건> - 영화를 관통하는 한 방이 아쉽다!
<미인도>는 <바람의 화원>이 아니다
<신기전> - 애국심보다 그들의 이야기가 더 재밌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 Prev 1  ... 222 223 224 225 226 227 228 229 230  ... 677  Next ▶
BLOG main image
영화웹진 FILMON
Further on, Film on: The alternative Film webzine. 문의 drew98@naver.com

카테고리

FILMON (677)
REVIEW ON (294)
FEATURE ON (117)
PEOPLE ON (73)
CULTURE ON (63)
ESSAY ON (56)
TALK ON (30)
FOCUS ON (38)
NOTICE ON (6)

영화웹진 FILMON

정미래'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정미래 [ http://www.ringblog.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
Copyrightⓒ FILM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