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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온 니콜 키드먼

PEOPLE ON 2010/01/05 23:51 Posted by 파란다이스
창백할 만큼 하얀 피부, 붉은 입술, 늘씬한 금발의 미녀. 할리우드 미녀 여배우의 대명사격이었던 니콜 키드먼은 오늘날 그 출중한 외모보다는 크고 작은 영화를 막론하고 좋은 영화를 가꾸는 재능 있는 배우로 자신의 입지를 분명히 다지고 있다. 한때 남편이었던 톰 크루즈의 그늘에 가린, 혹은 톰 크루즈의 후광에 힘입은 배우 정도로 재단되는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머나먼 옛이야기일 뿐. 배우로서 뿜어내는 막강한 아우라와 그에 못지않은 연기력으로 숨 가쁘게 달려와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을 그녀의 행보를 거슬러 올라본다.  


<폭풍의 질주> Days of Thunder, 1990

레이싱 영화의 전설이 된 토니 스코트 감독의 작품. 레이서로 분해 자동차 경주만큼이나 들쭉날쭉한 희로애락을 보여주던 청춘스타 톰 크루즈 뒤에는 바로 니콜 키드먼이 농염한 자태로 버티고 있었다. 사고로 병원 신세를 진 톰 크루즈 앞에 홀연히 나타나 기다란 허벅지 내세워 유혹하던 여의사 니콜 키드먼은 이 작품으로 단숨에 할리우드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선다. 게다가 영화가 곧 현실이라더니 그해 크리스마스이브엔 톰 크루즈와 극비리에 결혼식까지 치르고 만다. 영화팬들에게도 그렇지만 그녀에게는 더더욱 단꿈 같은 작품이 아닐 수 없다. 강상준 기자

<파 앤드 어웨이> Far and Away, 1992

톰 크루즈 부부의 출연작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 미국 서부개척시대, 도망치듯 기회의 땅 신대륙으로 건너와 자신의 땅을 얻으려는 소작농 출신의 톰 크루즈, 그리고 무작정 그를 따랐던 조금은 지체 높으셨던 여인 니콜 키드먼의 동행기. 사랑과 도전이라는 고전적인 코드를 드넓은 대지 위에 정직하게 펼쳐나가는 이 영화에서 니콜은 빨래 하나 제 손으로 한 적 없어 두 손가락으로 빨랫감을 잡고 물 위에 휘휘 돌리던 처자로 분해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이며 점층적으로 강인하게 변화해가는 과정을 격정적으로 표현했다. 강상준 기자

<맬리스> Malice, 1993

좋은 이미지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니콜 키드먼이 팜므파탈의 초석을 다진 영화. 다소 격한 설정들이 거슬렸지만 어쨌든 훌륭한 연기력(빌 풀만, 알렉 볼드윈 같은 베테랑 배우들이 니콜 키드먼의 상대역이었다) 덕분에 영화는 충분히 흥미진진했다. 그녀의 푸른 눈동자가 남편은 물론 정부까지 속이는 장면을 보면서 관객들은 니콜 키드먼의 숨겨진 가능성을 직감했을 것이다. 유주하 기자

<마이 라이프> My Life, 1993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남편 곁에 그녀가 있다. 젊고 아름다운 니콜 키드먼이 과부라니 안타까움은 배가 되고. 게다가 그녀의 배속에 죽음을 앞둔 남편의 아이까지 남겨져 있으니, 오호통재라. 허나 제아무리 니콜 키드먼이라한들 일편단심에 착하디착한 모습까지 특별하지는 않았다. 역시 그녀의 진정한 매력은 적당히 어중간하고 신경질적으로 떨리는 그 불안한 표정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유주하 기자   

<배트맨 포에버> Batman Forever, 1995

이상심리학을 연구하는 심리학자가 배트맨의 수트를 슬그머니 어루만지며 그를 유혹하고  동일인물인 브루스 웨인에게도 은근한 추파를 던진다. <배트맨> 시리즈의 3편격인 <배트맨 포에버>가 팀 버튼의 손을 떠나 조엘 슈마허에게 옮겨가면서 발 킬머를 배트맨으로 대동한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 또한 여타의 할리우드 오락영화의 선 위에 머물게 된다. 니콜 키드먼 역시 매력적인 여성이자 배트맨을 위기에 빠뜨릴 적들의 미끼에 그치는 건 당연한 수순. 투페이스와 리들러, 거기에 로빈까지 등장한 상황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게 무에 있었겠는가. 강상준 기자

 <투 다이 포> To Die For, 1995

바로 이거다. 팜므파탈이라고 하기엔 다소 경망스럽지만, 자신의 야망을 위해 남자를 이용하고 배신하는 여자. 신분상승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니콜 키드먼의 연기는 앞으로 할리우드를 집어삼킬 그녀의 출사표나 마찬가지였다. 냉랭하게 굴다가도 목적을 위해선 기꺼이 몸을 던지고, 심지어 범죄도 마다않는 실로 무시무시한 여자의 모습을 아주 근사하게 또한 섬세하게 연기한다. 유주하 기자

<여인의 초상>
The Portrait of a Lady, 1996

제인 캠피온이 재구성한 19세기 여성의 삶이 니콜 키드먼을 통해 생기를 확보한다. 시대극은 니콜 키드먼의 장기 중 하나다. 적당히 희한한 발음과 엄격하게 통제된 움직임은 다소 강박적으로 보이는 그녀의 이미지에 상당히 잘 어울린다. 냉정한 현실과 격정적인 사랑 사이에서 흔들리는 그녀는 다소 펑퍼짐하고 촌스러워 보이는 옷차림까지 생경한 매력으로 활용한다. 유주하 기자

<프랙티컬 매직>
Practical Magic, 1998

지금 생각하면 다소 어색하지만 산드라 블록과 자매로 출연한다. 그것도 마녀 자매로! 마녀로서의 능력을 자신의 연애에 십분 활용하는 샐리를 연기하는 데, <투 다이 포>에서 구축해놓은 신경증적인 민폐여성, 다시 말해 자신이 욕망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면서 오직 사랑받고 주목받고 싶은 욕망에 경도된 나머지 주변사람들을 몹시도 피곤케 하는 인물이다. 이런 인물을 사랑스럽게 연기하는 기술이라니, 과연 니콜 키드먼이다. 유주하 기자

<아이즈 와이드 셧> Eyes Wide Shut, 1999

작고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유작. 당시 호사가들은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 부부가 불화설을 함구시키기 위해 이 작품을 함께 하기로 했다며 떠들었고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는 성공한 의사 부부가 서로에게 솔직하게 외도에의 욕망을 털어놓음으로써 서서히 파경을 저울질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이혼한 현재 두 남녀의 스크린 밖 생활과 매치시켰을 때 어쩌면 이것은 큐브릭의 마지막 통찰력이자 최후의 조크였을지도. 니콜은 정숙하고 사랑스러운 아내가 한순간 남처럼 느껴질 수 있는 그 무서운 깊이를 차갑고도 진중하게 그려냈다. 강상준 기자   

<물랑루즈> Moulin Rouge, 2001

한마디로 여신강림. 뮤지컬이라는 세계에 그녀만큼 어울릴 배우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그녀의 첫도전은 대성공이었다. 무대 위에 서면 모두에게 여신으로 추앙받는 샤틴은 프랑스 사교계의 정점에 선 여왕과 다름없는 존재다. 누구보다 화려하고 또 그 누구보다 도도한 여자. 니콜 키드먼은 바즈 루어만이 꾸민 화려한 쇼에 여신이라는 이름으로만 가능했을 판타지를 온전히 실체화해내는 주역으로, 그녀의 골든글러브 여우주연상 수상에는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었다. 끼를 주체하지 못하는 배우 니콜 키드먼의 또 다른 정점. 강상준 기자

<디 아더스> The Others, 2001

그레이스는 전쟁터에 남편을 내보낸 후 희귀병을 앓는 아이 둘과 함께 해안가 대저택에서 살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도로 분한 니콜 키드먼은 저택에 자신들 외에 다른 사람이 살고 있다는 증거를 하나둘 발견하면서 불안해하는 동시에 아이를 지켜야 하는 부모로서의 강한 사명감을 품고 농밀하게 서스펜스를 쌓아간다. 1억불 이상의 흥행수입을 올린 심리스릴러 <디 아더스>의 결말과 최초 설정은 이미 공개된 어느 영화와 완전히 동일하지만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몽환적인 공포를 덧입힌 방식은 전혀 달랐고 그 외양은 니콜이 뿜어내는 정제된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대변될 만하다. 니콜 키드먼은 이 영화로 각종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강상준 기자  

<버스데이 걸> Birthday Girl, 2001

다른 거 다 필요 없고 대화만 잘 통하면 오케이라고 했더니 영어 한마디 몰라 무슨 질문이든 “예스”로만 일관하는 여자가 왔다. 숫기 없는 거라면 영국 제일일지도 모를 은행원이 큰맘 먹고 인터넷에서 알선 받은 러시아 신부 나디아는 리콜당할 게 무서워 곧 온몸으로 그와 대화하기 시작한다. 머지않아 이 은행원이 자신의 직장을 털게 되는 전개까지 순진한 척 그러나 농염한 자태 마음껏 드러내는 요 발칙한 러시아 처자는 알고 보면 고도의 트릭스터. 남자를 홀리는 니콜 키드먼의 치명적 매력은 범죄 코미디에도 역시나 착 들어맞는다. 강상준 기자  

<디 아워스> The Hours, 2002

메릴 스트립, 줄리안 무어와 함께 출연한 니콜 키드먼이 특수 분장까지 동원해 버지니아 울프를 재연한다. 뛰어난 외모가 경우에 따라선 역할과 연기형태에 한계가 됨을 직감한 스티븐 달드리가 탁월한 판단을 내렸다. 덕분에 그녀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단지 분장이나 테크닉을 넘어서 세상과 불화한 여인이자, 극단적인 감수성의 예술가를 풍부하면서도 세밀하게 재조합한다. 유주하 기자

<휴먼 스테인> The Human Stain, 2003

야성적인 모습에 어딘가 퇴폐적인 냄새까지. 몰락한 노교수에게 접근한 팜므 파탈 정도로 고개를 든 그녀는 사실 어릴 적 추악한 경험을 딛고 살아오던 중 사고로 아이까지 잃고 현재는 남편의 구타를 피해 도망치고 있는 가냘픈 여인일 뿐이다. ‘인간의 오점’이라는 제목의 참뜻이 밝혀지는 결말까지 농염한 여인과 정신적으로 피폐한 인간상을 참으로 바삐 오가는 그녀. 하지만 세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노교수와의 진정한 교감을 나눴던 유일한 누군가로 우뚝 선 마지막에는 두 눈 가득 눈물을 머금은 나약한 인간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강상준 기자 

<도그빌> Dogville, 2003

그야말로 여신탄생. 센세이셔널리즘과 작가주의를 넘나드는 문제적 연출가 라스 폰 트리에가 희대의 미인, 니콜 키드먼을 활용해 수상쩍은 수난극을 만들었다. 고문살인 영화에 필적하는 불편한 장면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다가 결말에 이르러서 극단적인 반전을 꾀한다. 일말의 자비도 없는 니콜 키드먼의 복수는 과연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통쾌하지만 모골이 송연할 정도로 두려운 장면이기도 하다. 유주하 기자

<콜드 마운틴>
Cold Moutain, 2003

니콜 키드먼이 보유한 또 하나의 얼터 에고, 그것은 바로 스칼렛 오하라다. <파앤드어웨이>가 그랬고, <콜드 마운틴>이 그랬으며, <오스트레일리아>가 그랬다. 무척이나 귀하게 자란 철부지 귀족여성이 격변기를 통해 씩씩하면서도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한다는 이야기는 딱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그것이다. 그녀에겐 차세대 비비안 리와 견주어도 손색  없는 아름다움과 대서사극을 이끌 수 있는 풍부한 연기력이 있다. <콜드 마운틴>이야말로 그 정점에 자리한 영화. 아무렇지도 않게 닭 모가지를 비트는 르네 젤위거와 환상의 궁합을 보여준다. 유주하 기자

<스텝포드 와이프> The Stepford Wives, 2004

여성주의 진영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75년산 동명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니콜 키드먼이 1인 2역에 나서 인간과 로봇을 연기한다(SF가 아니다). 청결한 앞치마에 새하얀 웃음, 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을 보고 있자면 과연 그녀는 인조인간 같기도 하다. 결국 멍청한 가부장들의 비틀린 욕망은 수포로 돌아가지만 그녀의 인공적인 아름다움이 기묘한 불편함과 함께 근사한 블랙코미디를 선사한다. 유주하 기자

<탄생> Birth, 2004

죽은 남편의 환생이라 주장하는 소년이 출현한다. 이보다 더 곤란할 수가 있나? 믿고 싶다가도 믿을 수 없고, 의심하다가고 의심할 수 없는 상황들이 그녀를 점점 더 깊은 혼란 속으로 밀어 넣는다. 그간 다소 동적인 영화에 출연해 동적으로 연기하던 니콜 키드먼이 정적인 영화를 만나 정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산뜻한 헤어스타일까지 새로운 느낌, 여러모로 신선한 작품이었다. 유주하 기자

<인터프리터>
The Interpreter, 2005

“복수는 가장 나태한 애도법이다” “총보다는 느리지만 평화만이 해결책이다” 과연? 으레 그 창백한 얼굴에 금발을 늘어뜨린 이 UN 통역사의 과거는 그가 내세우는 평화지상주의와는 전혀 다른 곳에서 불쑥 튀어나온다. 그녀는 학살을 자행했던 아프리카 독재자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망명자였던 것. 그런 그녀가 고국의 원수(元首)이자 원수(怨讐)를 마주함으로써 ‘말’을 신조 삼은 새 삶과 자신도 주체할 수 없을 복수심 사이에서 갈등하다 이내 몸을 일으킨다. 희생자와 용의자를 오가는 가운데 용서와 복수를 저울질하는 그녀의 모습은 거대한 조직조차 어찌할 수
없는 소시민의 울분 그 자체다. 강상준 기자

<그녀는 요술쟁이> Bewitched, 2005

동명의 인기 시트콤을 대형스크린으로 옮긴 판타지 로맨스물. 노라 에프론과 윌 페럴, 그리고 니콜 키드먼의 만남으로 상당한 기대를 모았지만 아쉽게도 흥행과 비평에 있어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프랙티컬 매직>에 이어 다시금 마녀를 연기하는 니콜 키드먼도, 그리고 그녀를 이용하려는 퇴물 배우역의 윌 페럴도 좋았지만, 로맨틱 코미디의 필수구성요소라고 할 수 있는 화학작용이 미진했다. 유주하 기자
 
<퍼>
Fur: An Imaginary Portrait Of Diane Arbus, 2006

독특한 작품세계와 파란만장한 삶으로 널리 알려진 사진작가, 디앤 아버스에 대한 전기영화. 니콜 키드먼은 평범하고 조용한 가정주부에서 기형인의 사진을 찍는 전업 작가로 변모하기까지의 디앤 아버스를 연기한다. 평범한 주부로서의 생활 중에 보여주는 텅 빈 표정과 사진 작업 중에 드러나는 달뜬 표정에서 숙련된 연기자로서 예술의 영역에 다다른 니콜 키드먼의 성취를 엿볼 수 있다. 유주하 기자

<인베이젼> The Invasion, 2007

간만에 출연한 SF(거의 최초였다)였건만 감독이 바뀌는 난항 끝에 공개된 영화에 평단도 관객도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무려 세 차례나 영화화가 된 적이 있는 원작(<신체강탈자>)을 택한 것부터가 안이한 구상이었다. 게다가 새로운 구성이나 설정 따위도 없었다. 원작의 결을 살려내는 것은 언감생심. 영화는 무척이나 진부한 내용으로 흘러갔고 니콜 키드먼의 SF외출은 그렇게 아쉽게 마무리 됐다. 유주하 기자

<마고 앳 더 웨딩> Margot At The Wedding, 2007

<디 아워스>덕분일 것인데, 니콜 키드먼에게는 이제 예술가의 아우라가 둘러쳐져 있다. 하지만 <마고 앳 더 웨딩>의 소설가 마고는 예술가이기 전에 동생의 결혼에 찾아온 불편한 가족이다. 오랜 기간 쌓여왔던 미움과 반목이 미세한 틈을 비집고 나온다. 노아 바움바크의 섬세한 연출력 위에서 이제는 중견 연기자의 풍모까지 느껴지는 니콜 키드먼의 완숙함이 느껴진다. 유주하 기자

<황금 나침반> The Golden Compass, 2007

음모와 진의를 꽁꽁 숨긴 채 황금나침반의 주인 라라를 노스폴로의 여행에 동참시키는 악의 축 콜터 부인. 감독 크리스 웨이츠는 원작을 읽을 때부터 니콜 키드먼을 콜터 부인 역으로 내정했다며 그녀의 존재감을 뒷받침했다. 이러한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니콜 역시 흠잡을 데 없는 고혹적인 아름다움을 뽐내며 격조 높은 품격의 성체위원회 고위간부로 그 위엄을 과시한다. 그러나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목표했던 이 판타지 트릴로지는 아쉽게도 1편의 흥행 실패 이후 아직까지도 속편 제작이 깜깜무소식이다. 강상준 기자 

<오스트레일리아> Australia, 2008

1억 3천만 달러를 투여한 대하 서사시. 바즈 루어만이 연출을 맡고 니콜 키드먼과 휴 잭맨이 주연을 맡아 제작 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몰고 다녔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공개된 <오스트레일리아>는 비교적 훌륭한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생각만큼의 큰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월드와이드 흥행수익은 2억 달러를 넘겼지만 북미 흥행수익은 5천만 달러를 넘지 못했다). 니콜 키드먼 버전 스칼렛 오하라의 수명이 다한 것일까? 유주하 기자

<나인>
Nine, 2009

각본 한 줄 없이 제목만 거창하게 ‘이탈리아’로 정해진 영화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감독 귀도. 그에게는 7명의 여인이 있으니 그 중 귀도의 뮤즈로 여러 편의 작품을 함께 했던 클라우디아는 아무 것도 준비된 게 없는 영화의 유일한 기둥이나 다름없는 존재다. 최초의 카메라테스트에서 빙글 돌며 한번 웃어주는 것만으로 그녀는 허상에 불과한 영화를 세계적 스타의 아우라로 일순간에 다져내는 등 귀도의 마지막 구원책으로 강림하는 듯하다. 하지만 아무 것도 없는 영화를 가지고 엉망이 된 인생을 추스르려 하는 귀도에게 설령 ‘여신’이라한들 무얼 할 수 있으랴. 그저 신비로운 노래만 남긴 채 그의 곁을 떠날 수밖에. 강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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