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꼬마 니콜라>에 대해 불만을 내비치는 관객들이 있습니다. 니콜라에 대해 “좀 안다” 하는 사람들인데 니콜라가 너무 착해서 싫다나요? 그럴 만도 하지요. 1956년 벨기에 신문에서 처음 연재되기 시작했던 <꼬마 니콜라>에선 아주 영악하고 약삭빠른 니콜라를 제법 자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꼬마 니콜라>의 정수가 이런 영악하고 약삭빠른 모습에 있다고 강조하는 것은 무척이나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22살의 젊은 삽화가, 장 자크 상페와 28살의 만화 스토리 작가, 르네 고시니가 처음 의기투합한 것은 한 꼬마를 주인공으로 하는 따뜻하고도 유쾌한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기 위함이었습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었던 당시 유럽에선 착하고 부드러운 이야기를 소구하고 있었고, 전쟁의 공포나 불안이 없는 <꼬마 니콜라>의 세계관은 그러한 유럽의 독자들에게 원형적인 향수를 제공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영화 <꼬마 니콜라>에 대해 너무 착하다는 불만에 쌓인 관객들은 무척이나 현대적인 의미의 재발견 내지는 자신만의 니콜라 소구론을 주장하는 셈입니다. <꼬마 니콜라>는 원래부터 그렇게 착하고 따뜻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 <꼬마 니콜라>가 완전히 ‘바른생활 꼬마’에 대한 이야기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겉보기엔 마냥 귀엽고 사랑스런 니콜라(막심 고다르)는 괴상한 약물을 만들어 동네 아이들에게 돈을 받고 팔기도 하고, 동생을 처치해줄 해결사를 고용하려는 나름 사악한(?) 소년입니다(이 모든 기행들이 모종의 오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면 이 만큼 사악한 소년도 드물어요).
미소년과 평범한 말썽꾸러기를 교묘하게 섞어놓은 느낌의 아역배우 막심 고다르는 니콜라역에 대한 관객의 기대치를 상당부분 만족시킵니다. 비록 그의 얼굴이 점으로 찍어놓은 듯 장난스런 (만화 속의)니콜라의 눈을 고스란히 재현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말입니다. 특히 여자 아이들과 정신없이 놀던 모습을 남자 친구들에게 들키는 순간의 그 오묘한 표정은 이루 형용할 수 없는 난처함에 대한 완벽한 방점입니다.
사실 이런 성취는 원작 만화의 흐름과 상황을 장편 영화에 적합하게 조율해낸 감독, 로랑 티라르의 연출력 덕이 큽니다. 그는 원작에서 뽑아낸 몇 편의 에피소드를 적당히 섞어내면서, 기존의 에피소드들이 갖는 찰나적인 재미와 장편 영화가 필히 갖추어야할 90분용 재미를 능숙하게 엮어 냅니다. 간단히 말해 소소한 에피소드와 전체적인 이야기가 모두 재미있습니다. 연재만화 특유의 함축성과 캐릭터 유머를 이 정도 수준으로 옮겨냈으니, 그 성과만으로도 영화 <꼬마 니콜라>의 의의는 충분합니다.
그리고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는데, 바로 오프닝 크레딧입니다. 만화 <꼬마 니콜라>를 종이 공예식으로 자르고 접어서 움직이게 하는데, 솔직히 말해 이 방식으로 애니메이션 <꼬마 니콜라>를 만들었다면 오히려 더 좋았으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영화 시간에 늦어서 이 부분을 놓친다면 정말 그보다 더 큰 손해도 없을 것입니다. 유주하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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