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SCREEN] <500일의 썸머> 2009 | 감독 마크 웹 | 출연 조셉 고든 레빗, 주이 드샤넬 | 2010.1.21 개봉
‘이 영화는 픽션이니 실존인물과는 관계없다’는 자막에 이어 ‘특히 너’라고 이름을 콕 집어 지목한 후 곧바로 그녀에게 ‘Bitch’라고 욕을 날리는 이 영화, 참으로 능청맞다. 아름다운 그녀 썸머 때문에 울고 웃던 500일의 희로애락이 거침없이 교차하는 동안 영화는 다양한 형식으로 이 실패한 연애담을 성공적으로 토로한다. 썸머를 얻은 그 남자 톰의 환희는 뮤지컬 영화가 되어 연애의 장밋빛 순간을 전이시키지만, 이내 그녀의 이별통보 이후 폐인이 된 절망적인 나날이 파고들며 어깃장을 놓는 것이 영화의 주된 구조. 누구의 소유도 되고 싶지 않다던 그녀의 거짓말에 상처 입은 순수한 영혼, 아니 그저 어리석은 한 남자의 주억거림일 뿐이지만 이를 연애의 일대기와 성장담으로 끌어가는 영화의 재기는 충분히 달콤하고도 쌉싸래하다. 어쨌든 결론은, 썸머 이 나쁜 년.(웃음) 강상준 기자
[ON DVD] <디스트릭트 9>
2009 | 감독 닐 블롬캠프 | 출연 샬토 코플리, 바네사 헤이우드 | 2010.1.28 DVD 출시
영화가 시작되면 그 안으로 빨려들어 가는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대치 상황에 있는 인간과 외계인이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은 예사롭지 않다. 인간은 날로 위협적인 존재로 성장한 외계인들을 디스트릭트 10으로 내쫓으려하고, 외계인들은 어딘가에서 고도로 발전한 무기를 꺼내 지구를 날려버릴 것만 같은 긴장감을 조성한다. 외계인 강제 퇴거 책임자 비커스(샬토 코플리)가 외계물체에 접촉되고 외계인으로 변해가면서 상황은 뒤바뀐다. 인간들은 더러운 수단을 동원해 비커스를 생포하려 하고 비커스는 디스트릭트 9로 들어간다. 화려한 볼거리보다는 매 장면 전해오는 긴장감이 일품이며, ‘인간이 타인의 고통에 얼마나 무감각한지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DVD에서는 감독 코멘터리, 삭제된 장면 등과 함께 디스트릭트 9가 탄생하는 과정을 만날 수 있다. 안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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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RST] <하모니>
2010 | 감독 강대규 | 출연 김윤진, 나문희, 강예원, 이다희, 장영남, 박준면, 정수영 | 2010.1.28 개봉
교도소에서 낳은 아들과 생이별한 어미가 아들을 만나기 위해 교도소 합창단을 꾸려 특박을 노린다. 에두르지 않고 감동이란 단어 하나만을 겨냥한 이 작품은 실제 교도소 환경이야 어찌됐든 따뜻한 정서만 전달하면 그만이라는 태도로 일관하며 얕고도 작위적인 감동 만들기에 주력한다. 합창이 시작되면 촌스런 뮤지컬 영화로 변모하는 것조차 별다른 고민 없이 서슴지 않고 행하는 영화라지만, 각 죄수 캐릭터들의 애절한 사연을 나열하며 애쓰는 모습, 곧 명합창단원으로 거듭나게 될 김윤진의 음치 연기 등은 영화의 치명타나 다름없다. 오그라든 손발이 채 펴지기도 전에 또 다시 손발을 오그라뜨리는 재주가 때때로 탄성을 자아낼 정도. 딱 성탄특집극으로 방영했으면 좋았을 내용과 규모의 작품이다. 강상준 기자